끝으로 HR 담당자들은 조직의 광팬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광팬이란 맹목적 충성심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조직을 위한 것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조직과 함께하는 것인지 
조직 구성원들과 같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직원들이 자사의 팬이 되기 위해서는 
HR부서 직원들부터 팬이 되어야 한다. 
조직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탐색하고 
대안을 유도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기업에 수성은 없다'고 했다. 
오로지 창업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수성하고자 하는 기업은 망하고
끊임없이 창업하는 기업만이 변화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 기업에 시들어버린 기업가정신을 복원하는 한복판에 HR이 있다. 

(DBR 하이얼/알리바바/샤오미, 상상초월이 3色 '극강HR' , 김성완 대표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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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힘들 때마다 보는 다큐멘터리 Clipping

"SBS스페셜" 2014년 2월 작품이다. 


서울대학교 흉부외과 교수이신 김원곤 교수님의 어학 학습 부분이다. 

50세에 시작하신 어학공부(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처음 일본어 학원에 등록한 10년 뒤에 책도 내셨다. 

책 제목은 "파란만장 중년의 4개 외국어 도전기"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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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한 번 읽고나면 이제 되었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 있고, 다시 반복해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 있다. 개인적인 독서 습관 때문에 후자에 해당하는 책을 좋아하는데, 한 번 읽고 끝내기 보다는 읽으면서 잘 정리해서 2회독 이상부터는 정리한 노트와 같이 읽는 맛이 솔솔하다. 더불어 심하게 후자쪽인 책은, 원서와 함께 읽고 핵심용어들의 영문표현도 함께 기억하는 작업도 매우 재미 있다. 

이런 독서습관은 직장인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 같다. 첫째, 기억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3~400페이지 이상을 잘 정리해서 기억하고, 궁극적으로 업무나 생활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일상의 업무와 일과로 일정표가 빼곡한 직장인들에게는 더 그렇다. 둘째, 대화의 언어 품질이 향상된다. 책에 메모해 놓은 단어나 줄쳐진 문구들은 아무래도 일상 대화 중 기억해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독서 노트는 자주 꺼내볼 수 있어, 자연스럽게 복습이 되고 실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셋째, 부가적으로 만드는 업무 보고서의 품질도 올라간다. '지난 번에 봤던 그 책에서 봤던 프레임이 이 기획서의 메인 프레임으로 적합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독서 노트를 꺼내보고 장표를 프로토타이핑 하면 된다.

최근 내 독서노트의 분량을 현저하게 늘려놓은 책이 있다. 전작 '어번던스(Abundance)'로 깊이있는 인사이트를 줬던, 피터 다이어맨디스와 스티븐 코틀러의 새 책 '볼드'이다. 

이 책의 제목인 볼드는 '대담하고 도전적인 생각이나 이를 실행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굳이 미래나 인류의 차원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의 일상에서 미래의 나와 조직의 운명을 고민한다면 누구나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을 한 문단으로 요약한다면 이 부분이 빠질 수 없다.

"사람들은 '열정(Passion)'을 좋아한다. 열정을 목격하면 사람들은 기꺼이 도우려고 한다. 그리고 열정은 가짜로 흉내 낼 수 없다. 사람들은 날조된 것을 대번에 알아보기 때문이다. 중고차 영업사원, 장터의 호객꾼, 표리부동한 정치가가 우리를 화나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166페이지)"
 
이 부분을 처음 읽을 때는 깊은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앞에서 자신이 기하급수기술(exponential technology)이나 코닥의 실패사례들을 장황하게 설명했는지 단번에 이해시켰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제 더이상 과거의 '지역중심적'이고 '산술급수적인' 마인드로는 경영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고 말한다. 새로 런칭하는 스타트업이든,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기업이든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에게 남은 선택은 두가지 뿐이라고 깔끔하게 정리한다. "스스로 파괴적 혁신가가 되거나, 다른 회사에 (그렇게) 파괴당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심리학자 에드윈 로크가 말했듯이, 과거의 영광에 의존하거나 과거의 성공이 현재나 미래에도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 또한 훌륭한 리더들은 모두 더 먼 곳을 보는 능력이 있으며, 그 비전을 향해 회사를 끌고 갈 확신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척박한 환경에서 현재 속한 조직을 넘어서 평생학습과 HRD의 미래를 걱정하고 실행력을 집중할 방향성을 고민하는 구성원들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책사(策士)'는 누구인가? 곁에 두고 가장 신뢰하며 사소한 것이라도 묻고 질문하는 사람일 것이다. 나에게는 책사 대신 '표지싼 책'이 딱 한 권 있다. 표지로 사용한 종이가 누렇게 변색이 되었지만, 손때가 묻어갈수록 그 책에 더 애착이 더해간다. 그만큼 많이 봤다는 뜻이다. 늘 백팩 앞주머니에 가지고 다니며, 위치가 확인 안되면 불안감마져 느끼곤 한다. 바로 홍자성의 채근담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 중 상위권은 바로 '리더'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멀리보고 크게 볼 수 없다면 리더가 될 수도 없으며 되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당연히 내면의 갈등과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외로움을 혼자만 감당한다는 것은 비참하면서도 위험한 일이다. 그 외로움이 중대한 시점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으며, 중용이 아닌 독선으로 왜곡되어 일을 크게 그르칠 수 있다.  


이런 외로움 속에서 리더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믿고 의지하며 의논할 수 있는 사람, 즉 책사이다. 때로는 자신의 생각을 점검해주고, 실행의 방향성과 진도를 체크해주며, 부족한 부분은 따끔하게 질책해줄 수 있는 그런 '용감한 팔로워'를 모든 리더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프리에이전트(Free Agent)의 시대에서 모든 사람들은 리더이다. 일의 경중이나 담당업무만 찾는 안일함이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결국 과거와 같이 특정 부하직원이나 후배들을 나의 '책사'로 활용하기는 어려운 여건이 되고 있다. 그(녀)도 프리에이전트인데(이어야 하는데), 한 개인만을 보좌하는 개인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해지는 것이 옳지 않을까? 이런 상황의 최적 대안은 바로 '책사'가 아닌 '책'이다. 그 일등 책사역할을 하는 나만의 책은 "채근담"이다.  

  

[상황1] 


한 팀에서 일하는 후배 A대리가 마음에 안들고 번번히 나를 속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채근담 162] 


남을 믿는 사람은 남이 반드시 성실해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성실하기 때문이며, 

남을 의심하는 사람은 남이 반드시 속여서가 아니라 자기가 먼저 속이기 때문이다. 


[상황2] 


무척 중요한 프로젝트의 핵심단계이다. 내 역할과 의사결정이 회사이 손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표현은 못하지만 속으로는 매우 긴장되고, 그래서인지 집중을 못하고 생각만 많아진다.  


[채근담 75] 


마음은 언제나 비워 두지 않으면 안 된다.
비어 있으면 정의와 진리가 와서 산다.  

마음은 언제나 채워 두지 않으면 안된다.

꽉 차 있으면 욕심이 들어오지 못한다.  


[상황3] 


나의 은근한 경쟁자인 B부장이 눈에 거슬린다. 말은 참 잘 한다. 본부장님 눈치만 보고 좋아하시는 말만 하는 것 같다. 나는 실력과 성과로 증명하는 스타일인데, 참 거슬린다. 


[채근담 62] 


참된 청렴에는 청렴이라는 이름조차 없다.  
그러므로 청렴하다는 이름을 얻고자 함은 바로 탐욕스럽기 때문이다.  

큰 재주에는 교묘한 술책이 없다.  

그러므로 교묘한 술책을 부리려는 것은 바로 재주가 졸렬하기 때문이다.  



학습의 완성은 성찰(Reflection)이라고 믿는다. 아무리 좋은 강연을 듣고 최고의 책들만 구해 읽어도, 또한 중요 프로젝트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핵심에 대한 성찰과 내면화과정이어야 한다. 엄청난 학습량에 비해서 자기 내면화 정도가 낮은 것 같아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땅의 모든 리더와 프리에이전트들에게, 약 450년 경력의 전문 책사, '채근담'을 추천한다. 






기사 원문보기 링크: http://lltimes.kr/?p=2443




어떤 사람이 자신의 천직을 수행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그가 무엇을 하는지 직접 볼 필요는 없고
그저 그의 눈만 보면 된다. 

소스를 만드는 요리사나
수술 중에 수술부위를 절개하는 외과의사,
화물 운송증을 작성하는 사무직원도.

모두 한결같이 자신을 잊고
완전한 몰입한 상태에서 자신을 잊고 일에만 몰두한다.

대상을 향한 눈빛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미국의 시인 오든이 1949~55년 사이에 쓴 연작시 
'HORAE CANONICAE' 내에 있는 일부 문구 입니다.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154페이지) 내에도 소개되어 유명한 문장입니다. 


[원문]
You need not see what someone is doing
to know if it is his vocation,

you have only to watch his eyes:
a cook mixing a sauce, a surgeon

making a primary incision,
a clerk completing a bill of lading,

wear the same rapt expression,
forgetting themselves in a function.

How beautiful it is,
that eye-on-the-object look.







파는 것이 HRD이다

최근 5년 내 책들 중에서 가장 저평가된 책을 들라고 하면 개인적으로 다니엘핑크의 파는 것이 사람이다(To Sell is Human, 2012)를 빼놓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이 모든 영업인을 포함해서, HRD 담당자들의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책은 HRD 환경의 변화를 생생하게 설명하고 있다. 전반부에 설명되어 있는 풀러브러시社의 방문판매원들의 사례는 매우 흥미롭다. 예고 없이 고객의 현관문을 두드리고 발을 밀어 넣어(a foot in the door)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방식이 낯설지 않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다. 2012년 2월에 풀러社는 파산했고, 그들은 방문판매의 핵심 아이템이였던 브리테니커 백과사전의 종이책 생산 중단과 함께 역사 속으로 퇴장하였다.

풀러맨(풀러社 영업사원)들이 영업방식이 현관문에 발 집어넣기 전략이었다면, 저자가 강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핵심역량은 비판매세일즈(Non-sales Selling)이다. 상대가 원하는 것과 내가 제공할 수 있는 것 사이에 조화를 이루면서, 상대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설득하며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HRD환경도 필수교육과 승진자격 등으로 강제된 ‘Push 방식에서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한 ‘Full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저자는 세일즈맨은 죽지 않았다. 바로 우리들 자신이 세일즈맨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같은 맥락으로 변화된 HRD환경에서 HRD담당자들은 죽지 않는다. 왜냐하면 바로 우리들 모두가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이 책은 현시대의 HRD담당자를 위한 생존의 무기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기업가정신과 창업자 정신이다. 스타트업과 같은 신생 소규모 회사에 HRD Specialist나 프로그램 평가전담가가 배치될 리 만무하다. 저자는 이런 호사(?)를 기대하지 말고 자급자족형 장인’(self-sufficient “artisans”)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프리에이전트가 되라는 것이다. 사업계획, 전략수립, 협상, 직원동기부여 등 모든 일에 혜박하고 성과를 내야하며, 최소한 관심을 갖고 스스로 개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와 함께 유연성(elasticity)도 강조한다. 기술영업과 유사한 전진배치 엔지니어(forward-deployed engineers)의 예를 들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실질적인 성과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 HRD담당자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셋째, 이 책은 극한 상황임에도 마지막까지도 사람과 HRD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 격양(irritation)과 격려(agitation)의 대비는 매우 돋보인다.두 단어 모두 사람을 흔들어 변화시킨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격양은 타자(他者)가 변화의 주도이지만, 격려는 학습자가 주도권을 갖는다. ‘학습자를 체스판 위의 졸이 아니라, 게임의 완전한 주도자로 만들라는 저자의 의견도 매우 설득력을 갖는다. 저자는 세일즈맨의 죽음이나 글랜게리 글랜로즈(Glengarry Glen Ross) 방식의 영업에 대한 막연한 회의와 걱정을 다음 한 문장으로 일소해버린다.

‘21세기의 두 번째 10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영업에 관해 논의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논의는 죽음이 아닌 새로운 탄생(a birth announcement)을 알리는 것이어야 한다(p. 30).

위기의 시대 HRD 환경에서도 다니엘 핑크의 ‘To Sale is Human’과 같이 담당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해주면서도 강력한 성장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시대의 예지들이 좀더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아들아, 보아라.

나는 원체 배우지 못했다. 호미 잡는 것보다 글 쓰는 것이 천만 배 고되다.
그리 알고, 서툴게 썼더라도 너는 새겨서 읽으면 된다.
내 유품을 뒤적여 네가 이 편지를 수습할 때면 나는 이미 다른 세상에 가 있을 것이다.
서러워할 일도 가슴 칠 일도 아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왔을 뿐이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것도 있다.
살려서 간직하는 건 산 사람의 몫이다. 그러니 무엇을 슬퍼한단 말이냐.

나는 옛날 사람이라서 주어진 대로 살았다.
마음대로라는 게 애당초 없는 줄 알고 살았다.
너희를 낳을 때는 힘들었지만, 낳고 보니 정답고 의지가 돼서 좋았고,
들에 나가 돌밭을 고를 때는 고단했지만,
밭이랑에서 당근이며 무며 감자알이 통통하게 몰려나올 때
내가 조물주인 것처럼 좋았다.
깨꽃은 얼마나 예쁘더냐. 양파꽃은 얼마나 환하더냐.
나는 도라지 씨를 일부러 넘치게 뿌렸다. 그 자태 고운 도라지꽃들이 무리지어 넘실거릴 때
내게는 그곳이 극락이었다.
나는 뿌리고 기르고 거두었으니 이것으로 족하다.

나는 뜻이 없다.
그런 걸 내세울 지혜가 있을 리 없다.
나는 밥 지어 먹이는 것으로 내 소임을 다했다.
봄이 오면 여린 쑥을 뜯어다 된장국을 끓였고,
여름에는 강에 나가 재첩 한 소쿠리 얻어다 맑은 국을 끓였다.
가을에는 미꾸라지를 무쇠솥에 삶아 추어탕을 끓였고,
겨울에는 가을무를 썰어 칼칼한 동태탕을 끓여냈다.
이것이 내 삶의 전부다.

너는 책 줄이라도 읽었으니 나를 헤아릴 것이다.
너 어렸을 적, 네가 나에게 맺힌 듯이 물었었다.
이장집 잔치 마당에서 일 돕던 다른 여편네들은 제 새끼들 불러
전 나부랭이며 유밀과 부스러기를 주섬주섬 챙겨 먹일 때
엄마는 왜 못 본 척 나를 외면했느냐고 내게 따져 물었다.
나는 여태 대답하지 않았다.
높은 사람들이 만든 세상의 지엄한 윤리와 법도를 나는 모른다.
그저 사람 사는 데는 인정과 도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만 겨우 알 뿐이다.
남의 예식이지만 나는 그에 맞는 예의를 보이려고 했다.
그것은 가난과 상관없는 나의 인정이었고 도리였다.
그런데 네가 그 일을 서러워하며 물을 때마다 나도 가만히 아팠다.
생각할수록 두고두고 잘못한 일이 되었다.
내 도리의 값어치보다 네 입에 들어가는 떡 한 점이 더 지엄하고 존귀하다는 걸
어미로서 너무 늦게 알았다.
내 가슴에 박힌 멍울이다.
이미 용서했더라도 애미를 용서하거라.

부박하기 그지없다. 네가 어미 사는 것을 보았듯이
산다는 것은 종잡을 수가 없다.
요망하기가 한여름 날씨 같아서 비 내리겠다 싶은 날은 해가 나고,
맑구나 싶은 날은 느닷없이 소낙비가 들이닥친다.
나는 새벽마다 물 한 그릇 올리고 촛불 한 자루 밝혀서 천지신명께 기댔다.
운수소관의 변덕을 어쩌진 못해도 아주 못살게 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었다.
물살이 센 강을 건널 때는 물살을 따라 같이 흐르면서 건너야 한다.
너는 네가 세운 뜻으로 너를 가두지 말고, 네가 정한 잣대로 남을 아프게 하지도 마라.
네가 아프면 남도 아프고, 남이 힘들면 너도 힘들게 된다.
해롭고 이롭고는 이것을 기준으로 삼으면 아무 탈이 없을 것이다.

세상 사는 거 별 거 없다. 속 끓이지 말고 살아라.
너는 이 애미처럼 애태우고 참으며 제 속을 파먹고 살지 마라.
힘든 날이 있을 것이다. 힘든 날은 참지 말고 울음을 꺼내 울어라.
더없이 좋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은 참지 말고 기뻐하고 자랑하고 다녀라.
세상 것은 욕심을 내면 호락호락 곁을 내주지 않지만,
욕심을 덜면 봄볕에 담벼락 허물어지듯이 허술하고 다정한 구석을 내보여 줄 것이다.
별 것 없다. 체면 차리지 말고 살아라.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고 귀천이 따로 없는 세상이니 네가 너의 존엄을 세우면 그만일 것이다.
아녀자들이 알곡의 티끌을 고를 때 키를 높이 들고 바람에 까분다.
뉘를 고를 때는 채를 가까이 끌어당겨 흔든다.
티끌은 가벼우니 멀리 날려 보내려고 그러는 것이고, 뉘는 자세히 보아야 하니 그런 것이다.
사는 이치가 이와 다르지 않더구나.
부질없고 쓸모없는 것들은 담아두지 말고 바람 부는 언덕배기에 올라 날려 보내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라면 지극히 살피고 몸을 가까이 기울이면 된다.
어려울 일이 없다.
나는 네가 남보란 듯이 잘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억척 떨며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괴롭지 않게, 마음 가는대로 순순하고 수월하게 살기를 바란다.

혼곤하고 희미하구나.
자주 눈비가 다녀갔지만 맑게 갠 날, 사이사이 살구꽃이 피고
수수가 여물고 단풍물이 들어서 좋았다.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러니 내 삶을 가여워하지도 애달파하지도 마라.
부질없이 길게 말했다. 살아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말을 여기에 남긴다.
나는 너를 사랑으로 낳아서 사랑으로 키웠다.
내 자식으로 와주어서 고맙고 염치없었다.
너는 정성껏 살아라.


chichichi111님의 블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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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단단히 먹고 읽는 중인 책...

워낙 많은 책들에서 인용되고(최근만 2권의 책에서 2014년 발간된 이 책이 인용된 걸 확인),  580페이지가 넘너서 부담스럽지만 차근차근 읽도록 하자.

  • 상품이나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추가비용을 뜻하는 한계비용(Marginal Cost)이 기본적으로 제로 수준이 되어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거의 공짜로 만드는 상황이 발생

  • 표면적으로는 자본주의의 생명소라고 할 수 있는 '이윤(Profit)'이 고갈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 도서 출판업의 경우
    - 과거에는 작가 외에도 출판업자, 편집자, 인쇄업자, 도매업자, 유통업자, 소매업자등이 이윤을 보고
      참여

    - 현재에는
      : 책을 쓴 후 아주 적은 인쇄나 심지어 한 푼도 받지 않고 컨텐츠를 제공하는 작가도 증가
      : 이 경우에는 컨텐츠를 만들어 낼 때의 작가의 시간, 컴퓨터 작업, 온라인 연결비용 등을 고려해도
        책을 마케팅하거나 유통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제로 수준에 가까워짐
  • 이미 출판계, 통신업계,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을 사정없이 파괴하고 있는 상황

  • 한계비용 제로 혁명
    - 주요 동인: 재생에너지, 3D 프린팅 기술, 온라인 고등교육(개방형 온라인 강좌; 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s)
  • 질레트의 면도날 사업(바디는 공짜제공)

  • 공연예술가들의 온라인상 무료 공연 동영상(향후 팬이 되고 라이브 공연장에 유료입장 유도)

  • 뉴욕타임즈와 이코노미스트의 무료 온라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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